친환경유기농 가공식품과 유기가공식품 유통활성화 방안
2010.6.23. (재)남해마늘연구소 김창훈
소비측면에서 볼 때 유기 농산물, 유기가공식품에 대한 판매는 대부분 제한된 유통 경로로 판매되기 때문에 일반 소비자의 구매 욕구를 상황에 맞춰 충족시키기 어렵고, 전문 매장의 규모가 대부분 작아 취급 품목이 제한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생협 등을 통한 친환경 농산물 구입시 여러 소비층을 확보하기 어려운 점, 유기농산물과 관련한 유사한 용어 (청결, 청정, 친환경적으로 생산된 000)가 많아 소비자로 하여금 인증농산물에 대한 혼란을 야기시켜 친환경 농산물의 신뢰성을 저하시키는 점 등이 있다.
또한 소비자들은 정부기관에서 공인한 유기인증마크 보다 대기업, 대형 유통, 판매하는 업체에 대한 인지도를 바탕으로 친환경과 일반 농산물을 구분하는 기준으로 삼는 경우가 많아 유기농산물과 유기가공식품에 대한 소비자의 인지도를 높이는 대책이 무엇보다도 시급하다고 생각된다.
친환경 유기농가공식품과 유기가공식품 유통활성화 방안에 대해 생산 측면이 아닌 소비측면에서 접근해 봐야 할 것이다.
1. 유기농? 무농약? 저농약? 일반농산물?
1차 산업 혹은 관련 종사자가 아닌 일반 소비자에게 1번과 같은 질문을 했을 때 그 차이를 대략적으로나마 대답할 수 있는 소비자가 과연 몇일까?
사실, 그동안 직, 간접적으로 유기인증에 대한 마크를 대형 유통업체에서 요구하고, 전문코너가 몇몇 매장에 생겨나긴 했지만 아직도 소비자에게는 직접 구매력을 결정하는데 있어서 그 비중은 미미한 실정이다.
이는 2008년 유기농식품 시장 거래액은 461억달러로 2002년에 비해 두 배 이상 늘었지만 국내 유기농식품의 시장규모가 전체 농산물 시장규모에 비해 4천43억에 불과하다는 통계가 뒷받침해준다. 아직도 소비자가 유기농식품과 가공식품에 대한 불신이 높은 이유는 상호 비교평가의 어려움, 공급의 제한성 등 여러 가지가 있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유기농산물에 대한 정보의 부족이라고 볼 수 있다.
따라서 개별 유기농산물 및 가공식품 자체에 대한 생산, 가공업자의 마케팅과는 별도로 정부 혹은 협회 차원에서의 ‘유기농’ 홍보는 필수적이라 생각된다. 이는 단발성 홍보가 아닌 연속성으로 ‘캐즘이론’을 넘어서야 비로서 효과가 있기에 장기적인 대책으로 추진해야 할 것이다.
2. 유기가공제품의 소비자 신뢰를 높이기 위한 대책 강구
소비자에게 유기농산물이 원료로 사용되어 유기농 가공식품으로 생산된 제품을 소비권장 했을 때 생산자와 가공자가 동일한 주체인 경우를 몇몇을 제외하고 100% 유기농 가공식품이라고는 신뢰하지 않는다.
이는 가공식품의 경우 원료의 안정적인 수급 측면에서 볼 때 아직 국내 유기농산물은 대규모 생산시스템을 갖춘 곳이 국내에선 별로 없어 대규모 가공식품 생산은 아직까지는 불가능하다. 이 때문에 원료 수급을 대부분 수입농산물에 의존하게 되고 소비자들이 볼 때 수입농산물을 원료로 사용한 유기가공식품 신뢰는 당연히 저하될 수밖에 없다. 또한 가공식품업체에서 원료의 시장가격 경쟁력 측면에서 볼 때에도 수입산에 의존할 수 밖에 없는 구조로 되어 있어 소비자 신뢰를 높이기 위한 대책은 계속해서 강구해야 할 것이다. 따라서 생산자 측면에서는 대규모 유기농 원료를 공급할 수 있는 인프라 구축이 시급하며, 가공업자 측면에서는 수입 원료에 대한 투명한 공급루트 확보 등 각 분야별 신뢰도를 높이기 위한 데이터 베이스 구축 등이 모색되어야 할 것이다. 또한 유기농산물과 가공제품의 생산 및 인증제도를 통합시키고, 수입원재료에 대해서도 유기농산물에 대해서는 별도의 관리 기관을 설치해서 전문적 독립기관으로 두어 원재료 수급에 대한 제도적 정착화가 필요하다.
3. 유기가공제품의 공동 브랜드 개발
현재 유기가공식품은 유기농산물 표시와 동일한 C․I를 사용하다보니 소비자에게는 아직도 유기가공식품과 이를 비슷하게 적용하여 판매하는 Me-too 가공식품에 대해 큰 차이를 느끼지 않는다. 이는 대형유통매장에서 타사 제품이나 PB제품을 같은 진열대에 전시했을 때 소비자들이 선택하는 기준이 품질 인지도에서 제품 중량, 가격 등으로 바뀌는 것과 크게 다를 바 없는 소비심리와 마찬가지이다. 즉 현재 유기가공제품 대부분이 B․I에 대해서는 아직 별도의 마케팅 전략을 쓰지 않는다고 볼 수 있다. B․I에 대해서는 일반적으로 유기농 OOO, OOO 유기제품 정도로 유기라는 표기법을 강조하고 이 큰 틀을 벗어나지 않는 실정이다. 따라서 현재 유기농산물 표시와 동일한 C․I 이외에도 유기가공식품의 공동브랜드를 개발하여 소비자에게 공동 B․I를 지속적으로 홍보하는 마케팅 전략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4. 눈에 띄어야 선택하고 소비된다.
미국 Country Watch 2007 보고서를 인용하자면 유기농 식품 같은 웰빙 개념의 제품들이 친환경의 키워드로 장식돼 소비자들에게 소개되고 있으나 이에 대해 소비자 입장에서는 ‘친환경’의 정의가 무엇인지에 대한 혼란이 일어난다고 하고, 소비재 시장 미국 전문잡지들도 친환경 시장 내 불분명한 개념들에 대해 토로하는 시장전문가의 시장논평을 싣는다고 되어 있으며, 과연 어디서, 어떻게 구입해야 되는지 의문을 제시한다고 보고되어 있다.
이는 비단 미국의 사례 뿐만 아니라 우리 유기농 시장에 적용된다고 본다. 한국 유기농 시장 역시 제한된 유통경로로 인해 일반 소비자의 구매 욕구를 상황에 맞춰 충족시키기 어렵고, 전문매장의 경우에도 대부분 규모가 작아 취급품목이 제한적이며, 국내 빅5 유통업체에서도 유기농 매장이 설치되어 있으나 별도의 코너를 셋트별로 따로 둔 곳이 별로 없다. 이슬람 문화권 국가의 대형매장처럼 할랄 제품만 모은 제품 코너를 두기에는 대형유통매장에서는 수익률 중심으로 매장을 운영하고 있어 그 시행여부도 불투명하다. 유기 가공식품의 경우는 수입가공식품과 같은 라인에 전시되어 있어 원재료 측면까지 고려하는 소비자들에게는 가격경쟁력 측면 뿐만 아니라 품질 차별경쟁력에서 뒤쳐진다고 봐야 할 것이다.
따라서 유기농산물, 유기농가공식품의 경우 유기농 전문매장에 대해 SSM 체인 전문매장의 지속적인 육성과 지원도 필요할 뿐만아니라 대형 유통업체에서 국내산 유기농산물, 유기가공식품 전문코너 신설에 대해 적극적으로 관심을 가지도록 제도적인 장치를 마련해야 할 것이다. 뿐만 아니라 각 전문매장과 유기농산물, 유기농 가공식품 전문코너에 판매전문가를 파견시켜 소비자의 관심을 유도하고 절대고객 확보를 위해 체계적인 교육도 병행해야 할 것이다.
5. 절대 고객 확보 및 관리를 위한 네트워크 구축
유기농산물과 가공식품을 구매하는 소비자의 대부분이 절대고객이다. 이는 제품에 대한 품질 신뢰도를 바탕으로 재구매하는 소비층, 일종의 단골이라 할 수 있다.
이런 소비층은 주로 주부들의 입소문을 바탕으로 형성되며, 신뢰를 바탕을 형성된 관계이므로 공산품이나 부가가치가 높은 전문매장에서는 체계적인 고객 관리가 이루어지고 있다.
유기농산물을 취급하는 유통업체도 신규 소비자 확보가 중요하지만 기존 구매 소비자(절대고객)에 대한 관리는 국내에서는 미흡한 실정임에는 분명하다.
가까운 일본(모쿠모쿠팜 등)에서는 주로 팜형태의 농장에서 절대 고객을 관리한다. 주말 농장 형태와는 다른 것으로 일종의 체험학습장과 팜스테이 형태가 결합해서 팜에서 생산되고 수확되는 모든 제품에 대한 정보를 소비자에게 일정단위로 알려준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여러 형태로 제품에 대한 정보를 습득하고, 구매 여건이 맞아질때 생산현장에 방문해서 직접 자신이 구매 할 만큼 수확해서 가져같다. 초창기 생산자들간의 이견과, 기반시설 건립 등 여러 사정으로인해 힘들었던 이 제도는 이제 정착단계로 들어섰고 일본 유기농산물 판매의 1/3을 차지할 정도로 시장 규모는 커져있다.
국내 유기농산물과 가공식품 생산업체에서도 일본의 사례와 같은 장기적인 프로젝트를 도입해야 될 필요가 있다.
당장은 아니더라도 절대고객 리스트 확보, 절대고객만을 위한 생산지 현장체험행사, 지역 축제 초대 등 고객관리에 대한 제도를 이제는 생각해봐야 할 듯싶다.
6. 기타 유기농 관련 제도적 기반 구축(산,학,연,관)
끝으로, 유기농에 대한 기본적인 기반구축 시스템을 확보하는 것이다.
생산자는 각 지역마다 유기농산물과 가공식품에 관련한 정보를 지역축제나 박람회, 전시회를 통해 꾸준히 홍보해야 할 것이고, 신뢰를 유지하기 위한 이력제의 정착화를 이루어 나가야 할 것이고, 대학이나 연구기관에서는 차별화되는 농법과 가공식품 개발을 지속적으로 추진해야 하며, 전문가 양성을 위해 관련 학부를 만들어 생산전문가와 가공, 유통전문가를 배출해야 할 것이다. 정부나 지자체에서도 별도의 부서를 신설해서 차별화된 사업이 추진될 수 있도록 지원해 나가야 할 것이다. 정부가 발표한 2012~2015년 유기농특구 전문단지 조성에 큰 기대를 해보며, 거시적인 안목으로 유기농 식품산업 육성의 첫기반인 유기농생태마을 모델이 성공되도록 기원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