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늘 수다방

우리 역사 속의 마늘

  • 행정실
  • 2016-1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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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투데이 정상범기자] 광문각(북스타)출판사에서 우리 역사속에서 마늘을 어떻게 보고, 이용했는지에 대한 한국고전 속 마늘에 관한 책을 새롭게 출간했다.

인류의 식생활 가운데 마늘처럼 호불호가 분명한 것은 거의 없다. 마늘은 예로부터 질병의 예방이나 치료는 물론 생명력을 북돋워 주는 식품이었다.

이집트의 피라미드 건설공사에서 마늘이 일상 식량처럼 제공되었고, 알렉산더 대왕의 병사들에게도 전장에서 지치지 않는 활력을 주기 위하여 마늘을 지급하였다.

그러나 마늘은 그 냄새 때문에 기피의 대상이 되기도 하였다. 특히 불교 문화권에서는 절대적 금기의 대상이었고, 유교 문화권에서도 제례나 중요 행사에는 부정한 식품으로 배척당하였다.

마늘이 많은 사람에게 싫어하는 냄새를 가지고 있음에도 꾸준히 사랑을 받는 것은 경험적으로 마늘이 좋은 점이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고려 이전 삼국시대에도 가축을 도살하여 식용으로 하였지만, 소가 귀하고 농경에 필요하기 때문에 실제 소를 도살하는 것은 제한적이었을 것이다. 더구나 고려가 건국하면서 불교를 국교로 정하였기 때문에 식생활에도 많은 변화를 가져오게 되었고 육식이나 향미식물의 사용을 극도로 제한하는 사찰의 음식 문화는 고려 말 몽골의 지배를 받을 때까지 지속되었다.

몽골의 침입 후 육식 문화가 궁중으로부터 파급되기 시작하였다. 왕실에서는 불교 요리를 버리고 다시 고기를 중요한 음식으로 삼았으며 양파와 향신료를 사용하게 되었고 이때 마늘과 같이 불교에서 기피하는 오신채가 함께 식탁에 오르게 되었을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영국의 일간신문 <가디언>이 “건강하게 오래 사는 비결” 30항목을 보도한 것을 보면, 먹는 음식에 대한 것이 9가지로 제일 많은 편이다. 그중 먹을 것을 권장하는 것이 정제하지 않은 곡물, 채소와 과일, 생선, 와인, 커피, 차, 마늘이 있는데 그중에도 마늘이 제일 먼저 나온다. 마늘을 하루 1~2알 정도 섭취하면 체내 유해 화학물질을 48%까지 감소시킬 수 있고 암이나 면역 체계 이상, 관절염 등을 예방할 수 있다. 기억력 감소, 치매 예방에도 효과가 있는 것으로 소개하고 있다.

고전 중에서 마늘이란 글자가 보이면 관련성을 크게 부풀리고 싶은 심정이다. 전통 양반 사회에서 음식을 다루는 일은 하위 계층에서 하는 일로 노비의 일일 뿐이었다. 그들의 몫이다 보니 양반들의 눈에 마늘을 기록한다는 것은 정말 기대할 수 없는 일이다. 마늘을 음식의 재료로 보는 것이 아니라 인간관계나 사회적 상규, 규례를 지키는데 판단의 기준으로 생각하고 기록했을 것이다. 그러나 우리에게는 마늘이 주인공이고 양반들의 고귀한 글놀이는 단지 주변이며, 액세서리에 불과하다.

마늘에 관하여 사용되거나 인용한 자료가 거의 왕실이나 양반들의 글로 남아 있는 것들이기 때문에 민초들에게 흐르는 바탕의 문화를 알 수 있는 방법이 없다. 문자를 다루는 것 자체가 권력의 속성에 가깝기 때문에 권력의 희생양이 되어 버린 사람들의 삶은 주로 물건이나 이야기의 모습으로 살아남는 경우가 허다하다. 이러한 경우를 우리는 흔히 민속이라는 이름으로 대상화하고 있다.

민속은 정확히 전달되거나 의미가 분명치 않은 경우도 있다. 그러나 민속은 민초의 숨결이며 삶의 바탕이었다. 그래서 민속을 대할 때는 그 지역이나 같은 환경에 접하여 살고 있는 사람들의 가슴속 이야기가 피부에 와 닿는다. 검색된 자료를 구슬 꿰듯 이곳저곳에 꿰어 놓았다. 우리는 구슬을 만드는 사람이 아니라 단지 흩어진 구슬을 꿰고 있다는 마음으로 이 책을 정리하였다.< 저작권자 © 대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