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인의 절반은 입 냄새에 예민하다. 구취는 타인에게 불쾌감을 줘 대인관계 및 사회생활에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 입 냄새는 어린이부터 노인까지 예외가 없다. 대전대 한의대 김대복 겸임교수의 입 냄새 문화 산책을 시리즈로 엮는다.
<73>웅녀의 입냄새, 마늘 구취 해소법
웅녀는 한민족의 최초 조상이다. 민족의 시조모(始祖母)로 단군왕검의 어머니다. 삼국유사에 의하면 하느님의 아들인 환웅이 세상에 내려왔다. 곰이 인간이 되기를 간절히 원했다. 환웅은 쑥 한 줌과 마늘 20개를 주면서 삼칠일 동안 햇빛을 보지 않도록 했다. 이 기간을 무사히 넘긴 곰은 여자가 되었다. 웅녀는 환웅과 결혼해 단군왕검을 낳았다.
웅녀에게는 독특한 체취가 있었다. 이 체취는 한민족의 DNA처럼 되었다. 마늘 냄새다. 시조모의 주식인 마늘을 한민족은 무척 좋아한다. 음식 양념으로 감초와 같다. 5천년 동안 마늘을 장복한 한민족은 다른 민족과 냄새에서 확연히 구분된다. 인체는 마늘이 대사 되면서 생성된 알릴 메틸 황(allyl methyl sulfide) 등의 황 화합물을 분해하지 못한다.
메틸 황은 대사 속도가 느려 몸에 축적되는 농도가 높고, 배출되는 데도 많은 시간이 걸린다. 마늘을 섭취하면 24시간 가량 냄새가 풍기는 이유다. 황 화합물은 혈액과 함께 떠돌다가 호흡과 땀을 통해서 배출된다. 마늘을 즐겨 먹는 한국인 특유의 냄새가 형성된다.
음식 양념인 생마늘을 먹으면 알리신을 섭취하게 된다. 독한 냄새가 나는 알리신은 알리나제와 산소의 만남으로 만들어진다. 마늘의 알라인인 휘발성 황을 포함한 단백질인 알리신으로 바뀐 결과 지독한 냄새가 난다. 이 마늘의 냄새는 대부분 폐를 통해 배출 되기에 제거가 쉽지 않다.
그런데 방법이 있다. 마늘의 휘발성 황화합물의 힘을 빼는 폴리페놀 성분의 활용이다. 마늘을 먹은 뒤 폴리페놀과 산성분이 함유된 사과, 생박하, 우유, 레몬, 녹차, 시금치 등을 섭취하는 것이다. 또 마늘을 굽거나 쪄도 냄새를 줄일 수 있다. 가열 때 알리신이 생성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건강 면에서는 냄새가 나는 알리신이 파괴되지 않아야 한다. 병은 몸이 찰 때 찾아온다. 한의학에서 손발이 찬 것을 수족궐냉(手足厥冷)으로 표현한다. 양기가 모두 소진됨을 뜻한다. 이 경우 면역력 약화로 질병에 약해진다.
면역력 강화 방법은 체온상승, 면역강화, 혈액순환 촉진 등인데 알리신에 이 기능이 있다. 따라서 마늘은 오랜 시간 가열하기 보다는 생마늘 섭취가 바람직하다. 또 냄새를 없애기 위해 사과 등을 함께 섭취하는 게 좋다.
글쓴이 김대복
대전대 한의학과 겸임교수로 혜은당클린한의원장이다. 주요 논문으로 '구취환자 469례에 대한 후향적 연구'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