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해는 매우 아름다운 곳, 귀촌해 정착하고 싶다"
"마늘연구소는 연구 통한 고부가가치 산업 발굴하는 연구기관"
지난 2월부터 공석이었던 남해마늘연구소장에 경규항 씨가 선임됐다. 경 소장은 제4대 연구소장으로 지난 11월 7일 소장으로 확정되고 19일부터 출근해 소장업무를 수행하기 시작했다.
남해마늘연구소의 위상과 업무, 역할 등에 대해 그동안 군민들 사이에서는 여러 가지 얘기들이 나왔지만 경 소장은 세종대학에서 바이오융합공학과 교수로 32년간 재직한 교수요 학자답게 남해마늘연구소가 기본적으로 ‘연구’라는 본래의 목적에 맞게 운용돼야 고부가가치 산업을 만들어낼 수 있고 남해를 살릴 동력으로 기능할 수 있다는 입장을 갖고 있다.
마늘연구소가 연구에 집중해야 제 가치를 발휘한다는 경 소장에게 좀 더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 봤다. 필자가 경 소장을 인터뷰하러 소장실에 들어섰을 때 경 소장은 남해마늘연구소 정관을 펼쳐놓고 자세히 읽고 있었다. - 편집자 주 -
남해군에 대한 인상이 어떠신지 = 남해는 매우 아름다운 곳으로 귀촌해서 정착하고 싶은 곳이다. 그동안 남해를 수없이 들렀다. 식품분야를 연구하다 보니 마늘을 주업으로 하는 남해에 대해서도 관심이 많았다. (남해가) 낯설지는 않다.
소장님의 전문 연구 분야는 어떻게 되는지 = 1993년부터 식품미생물학 전공 교수로서 마늘을 포함하는 식용 채소류의 황화합물의 화학적 성질과 향균특성을 연구했고, 1995년부터 약 20년 동안 ‘마늘’에 함유돼 있는 천연 특이성분의 분리·정제와 가공 중 생성되는 신물질에 대해 집중 연구했다. 그 결과 국내외 학술대회에서 35회의 마늘논문을 발표했으며 연구의 공로로 한국식품과학회와 한국식품위생안전성학회로부터 학술대상과 학술상을 받은 바 있다.
마늘연구소 운영에서 제일 중요한 요소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는지 = 마늘연구소는 마늘을 연구하는 기관이다. 남해마늘연구소의 업무는 정관에 잘 명시돼 있다. 그것은 마늘 관련 ‘고부가가치 산업화 소재 개발과 물질분석’이다. 이 본연의 임무가 제대로 수행될 때 지역경제의 성장동력을 확보할 수 있고 기업과 농업인의 수익창출에 도움을 줄 수 있다. 연구가 제대로 이루어진 결과 지역경제 성장동력이 생기고 농업인 수익도 창출되는 것이지, 연구와 수익창출이 별개로 병립돼서는 현재 연구인원으로서는 연구능력이 분산되는 결과를 초래한다.
마늘 연구를 통해 고부가가치 물질과 소재를 계발하고 산업화 한다는 말씀인데 한 가지 사례를 든다면 = 예를 들면 생마늘에는 개당 약 1%의 ‘알린’ 성분이 함유돼 있는데, 여러 개의 마늘에서 이 알린 성분을 추출해 약 1g의 알린 정제가루를 만들었다고 하면 이 알린 가루 1g은 금 1g 값의 약 100배와 같은 값어치가 있다. 금 한 돈(3.75g)에 15만원~21만원 정도면 금 1g에 대략 5~6만원, 그것의 100배면 500만원~600만원의 가치라는 것이다.
그런데 자연상태에서는 마늘을 자르거나 온도조건이 변하면 이 알린 성분이 곧바로 분해돼 모을 수가 없다. 고도의 분리ㆍ정제기술을 갖춰야만 알린 성분의 분해를 막고 결상시켜 가루를 만들 수 있는 것이다. 이 분리와 정제 기술습득과 분석을 통한 신물질 추출이 마늘연구소의 연구 주제 중 한 가지가 돼야 한다. ‘알린’ 성분에 대한 세계시장의 수요는 매우 큰 편이다.
물론 이 외에도 마늘 기능성이라든지 약성 등 다른 연구과제도 많다. 연구를 통한 고부가가치 산업이란 이런 것들이다.
남해마늘연구소에 대한 마늘농가나 군민들의 여러 가지 요구가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 마늘연구소가 군민들의 세금과 관심으로 운영되기 때문에 당연히 군민들을 위해 봉사하고 생활 향상에 기여해야 한다. 다만 마늘연구소가 갖는 역할과 위상에 맞는 기대와 관심을 가져야 본래 목적에 맞는 고부가가치 산업을 만들어낼 수 있다. 마늘연구소는 ‘연구’를 기본 목적으로 삼아야 하고 이 연구의 가치가 결코 작지 않다는 것을 잘 이해해야 한다.
남해마늘연구소는 지난 10년 동안 군민들의 기대과 관심 속에서 여러 가지 사업을 해 왔지만 연구 본래 목적에 맞는 고부가가치 사업이라고 할 수 있는 게 없다는 얘기들이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 지나간 시간 마늘연구소의 업적과 활동을 폄하하려는 것은 아니지만 그동안 ‘연구’활동에 집중하지 못했다는 것은 아쉬운 점이다. 업무를 더 파악해 봐야 하겠지만, 그동안 연구 외에도 생산, 그리고 영업성 사업 등 다방면에서 활약하도록 요구받았기 때문에 기초연구역량 강화와 이를 통한 연구의 고도화가 기대만큼 진행되지 못했다는 생각이다.
연구의 고도화를 통한 고부가가치 물질 탐구 등이 연구소의 목적이 돼야 한다고 했는데 현재 마늘연구소의 연구설비나 연구역량의 수준이 이에 알맞게 조성돼 있다고 생각하는지 = 대략 둘러봤는데 연구설비는 최첨단 기초 장비들로 구비돼 있는 것 같다. 이것을 활용ㆍ운영하는 기술역량과 분석ㆍ해석하는 연구역량 등은 현 구성원들과의 심층면접을 통해 파악해서 조정해야 할 사항이다. 그렇지만 현 인원 외에도 추가 인원이 좀 더 필요하다고 본다.
남해마늘연구소에 대해 군민들의 기대와 요구가 ‘다각적’이다. 행정과 군의회, 마늘농가를 비롯한 군민들에게 하시고 싶은 말씀은 = 마늘연구소는 마늘의 성분과 기능성 연구를 통한 고부가가치 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설립된 연구기관이다. 연구는 오랜 시간이 요구되므로 중장기적인 관점으로 육성해야 할 분야다. 최소 10년 동안은 연구력 향상과 계발에 매진하면 남해마늘연구소가 마늘 관련 세계 최고의 연구기관이 될 것이라고 본다. 중간에 여러 어려움이 있을 것이지만 군민들께서는 연구의 가치가 제 빛을 발할 수 있도록 관심과 애정, 인내로 후원해 주시길 바란다.
<출처 : 남해신문, 이충열기자>